안녕하세요. 이영은입니다. 합격 수기를 쓰는 지금이 아직도 꿈만 같습니다. 합격 전화를 받은 뒤, 사람들이 많은 카페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저도 제가 이렇게까지 울 줄은 몰랐는데, 2016년 5월 아나레슨을 처음 방문하고 지금까지의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면서 눈물이 났어요.
이번 MBC가 저의 첫 심층면접이자 최종면접이었던 만큼, 저에게 매 전형은 정말 소중하고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이 점을 면접관님들께서도 느끼시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저는 그 순간순간을 즐기면서 임했습니다.
1차 카메라 테스트에서는 2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이는 만큼, 다른 지원자들과 차별화를 주기 위해 바지를 입고, 머리를 깔끔하게 묶었습니다. 그래서 감사하게도 제가 다른 지원자들보다 눈에 더 잘 띄었던 것 같아요.
2차 필기시험을 준비하면서 저는 그동안의 필기 취합본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지난 KBS부터 열심히 취합에 참여했는데, 사실 이번 MBC 필기는 예상을 크게 벗어난 문제들이 많았기 때문에 지난 번보다는 많은 도움이 되질 않았어요. 그래도 운이 좋게 철학과 한국어를 조금 공부 해 가서 합격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또 좋은 스터디원들을 만나서 다양한 글을 써본 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면접에서의 가장 큰 합격 요인은 ‘자연스러움’입니다. 저는 이번 전형 내내 바지만 입었습니다. 키가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평소에 치마를 잘 입지 않아서 카메라 테스트부터 3번의 면접까지, 계속 바지를 입었어요. 또 면접에서는 일방적으로 저를 알리려고 하는 마음보다는 대화를 한다는 생각으로 면접관님들과 눈을 마주치며 질문에 답했습니다.
예를 들어 심층 면접에서 면접관과 일대일로 수행하는 과제가 있었는데, 대화를 계속 하다 보니 제가 생각하는 아나운서로서 저의 단점을 면접관님과 상담하고 있었습니다. 말을 꺼내는 순간 저도 모르게 실수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 점을 더 좋게 봐주신 것 같았어요. 덕분에 저도 정말 큰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1차 면접에서는 3명 씩 20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무예독으로 장르 리딩을 해보고, 그 뒤 면접관님들의 질문에 답을 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1차 면접의 포인트는, 솔직함입니다. 개인적인 질문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여기에는 다 적을 순 없지만, 제 경우 예상치 못한 질문들을 많이 받았어요. 결국 준비한 말들을 듣기보다는 원래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려고 하셨던 것 같습니다.
2차 면접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역시 지원자들의 실력보다는 인성을 더 평가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과제에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 뛰어나게 잘 한 것 같지는 않은데 그 외에 있었던 인터뷰에서 더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습니다.
최종에서도 3명 씩 약 20분 간 진행되었는데, 처음에는 1분 동안 MBC에서 나를 왜 뽑아야 하는지 스피치를 하고, 그 답변을 중심으로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많이 긴장하지 않고 저의 이야기를 하고 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 마디를 할 수 있는 기회에서, 곽민영 선생님께서 울컥할 만한 말을 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말을 하다 보니 정말 울컥할 뻔했어요. 그래서 급하게 밝은 이야기로 말을 끝냈는데, 사장님께서 한 대답에 처음으로 모든 임원진분들께서 웃으셨습니다. 덕분에 좋은 분위기로 최종 면접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2016년 아나레슨 정규반을 수료한 뒤 저는 한동안 학원에 가질 않았습니다. 주로 혼자 준비했는데, 그러다 보니 부족한 점이 정말 많았습니다. 뒤늦게 다시 찾아갔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꼼꼼히 지도해주신 문희정 선생님 감사합니다. 또 이정애 원장님, 한시간 반이 넘는 시간동안 모의 면접을 해주셨는데, 그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면접에서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을 잘 잡을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곽민영 선생님, 예쁜 옷 입고갈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한동안 찾아가지 않은 못난 제자였는데도 반겨주시고, 또 선생님께서 해주신 응원이 저에게 큰 힘이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그 외에 모든 아나레슨 선생님들, 선생님들 덕분에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좋은 모습만 보여드릴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아나운서가 되겠습니다.
소영아, 지은아, 그동안 많이 힘들어한 날 위로해 줘서 정말 고마워. 이제부터는 나도 너네를 도울 수 있는 친구가 될게. 해인언니, 진현오빠, 언니 오빠와 함께 이번 MBC를 준비한 건 제가 올해 가장 잘 한 일이었어요. 정말 고마워요. 그리고 축하해주신 많은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그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최대한 도움이 될 만한 글을 쓰려고 했는데 제가 잘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2016년 5월 아나레슨을 처음 방문하고, 오늘이 되어서야 첫 합격 소식을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합격의 기쁨도 잠시, 혹여나 저의 주변 사람들과 아나레슨, 그리고 MBC에 누가 될까봐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낮은 자세로, 점점 더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